신나는소식 사회적경제 Issue

당사자 입장에서 본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의 문제점과 발전과제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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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는 (사)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와 사회적기업활성화 전국네트워크의 공동주최로

[사회적기업, 그 10년과 사회변화, 새로운 발전과제 모색]이라는 주제로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10주년 기념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토론회에서는 “한국 사회적기업, 그 10년과 사회변화,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한국교원대 김혜원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당사자 입장에서 본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의 문제점과 발전과제”라는 주제로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변형석 상임대표의 발제가 있었으며,

“사회적경제로의 환경변화에 따른 사회적기업의 발전전략”이라는 주제로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은애 센터장의 발제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변형석 대표님의 발제문을 싣고,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정책의 변천사와

그 영향으로 인하여 당사자 조직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과거 10년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새롭게 나아갈 사회적기업 또는 사회적경제의 길을 힘차게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사자 입장에서 본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의 문제점과 발전과제

 

 

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 / (주)트래블러스맵 대표이사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의 문제점과 발전과제

 

  1. 사회적기업 현황과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에 대한 사회적기업가의 인식

 

“인증 요건의 까다로움 및 형식적 인증요건 증빙 등으로 인한 사회적기업 성장 정체 / 소셜벤처, 사회적기업육성사업 참가팀의 사회적기업 인증 참여 저조”

– 신나는조합 상임이사 박향희

 

“사회적기업 육성위원회 구성 등 정책결정과 집행에 있어 사회적기업 현장조직을 이해당사자로 치부하여 배척하는 것은 사회적기업의 공익적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발생.”

– 제주사회적기업협의회장 이영호

 

“사회적기업을 길게 운영할수록 인센티브를 부여받는 구조여야, 기업가들이 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경영할텐데, 예비 2년간(70%, 60%)의 지원 수준보다 인증 후의 지원 수준이 더 열악(60%, 50%, 30%)하므로, 예비 사회적기업의 인증 전환율이 저조”

– (사)지역과소셜비즈 상임이사 박철훈

 

“2014년 인증심사시 공정무역단체의 사회적 기여가 국내가 아닌, 해외이기 때문에 사회목적실현에 의문이 있다는 논리로 사회적기업 인증 확보에 실패. 이후, 인증업무를 대행했던 기관은 ‘국내에 기여를 더 많이 하는 것 – 제품 기부, 취약계층에 대한 공정무역 교육 등’을 권고.”

– (재)아름다운커피 사무처장 한수정

 

 

이상은 2017년 5월 31일 열린 <사회적기업 정책환경 개선 간담회>에서 나왔던 이야기들 중의 일부다. 현재 “사회적기업의 성장”은 “정체”되어 있으며, “소셜벤처의 인증 참여”는 “저조”하다. “정책결정과 집행”에서 “사회적기업 현장조직”은 “배척”되고 있으며, “사업개발비”는 “나눠주기식”이고, 지원금 지급방식은 “자율성”이 최소화되어 있어 활용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가장 보편화된 사회적기업 모델인 “공정무역”기업은 굳이 인증을 받겠다며 애를 쓰지만, “사회적기여가 국내가 아닌 해외이기 때문”에 “사회적기업 인증”에 실패하고 있다. 인증지원 담당자는 “취약계층에게 공정무역 교육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 저소득가정의 청소년이나, 청년 실업자나, 노숙인이나, 결혼이주여성에게, “지금 살기 어렵더라도 제3세계 빈곤층을 위해 조금 비싼 공정무역제품을 사야한다”고 설득하라는 꼴이니, 어거지도 이런 어거지가 없는 셈이다. 담당자를 탓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도의 실상이 이렇다는 것이다. 일단은 이것이 사실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사회적기업의 성장”은 정체되고 있는가

 

 

(예비)사회적기업의 총 수에 있어서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누구도 힘주어 이 사실을 강조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 10년간의 (예비)사회적기업 수의 추이는 이를 입증한다. 2014년 2,717개에서 2015년에는 2,792개, 2016년에는 고작 29개 증가한 2,821개에 머물고 있다. 초기 3년간 사회적기업 수는 446개에서 931개로 114% 증가한 것에 비하여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사회적기업 수는 2,475개에서 2,851개로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의 증가가 항상 중요한 지표일 수는 없으며, 무분별하게 사회적기업의 수를 늘리는 것은 더 큰 부작용을 나을 수 있으나, 지난 정부가 신규 사회적기업을 늘리기 위한 정책기조를 크게 수정한 바가없음에도 불구하고 (예비)사회적기업의 수가 지난 3년간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중요한 정책 실패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표면적으로 ‘청년 사회적기업가’ 등이 인증을 꺼리거나 회피하는 형태로 드러난다.

 

 

정책결정과 집행에 있어 사회적기업 현장조직을 배척하고 있는가

 

이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2017년 현재, 사회적기업육성법에 기초한 <사회적기업 육성전문위원회>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이사회에는 한 명의 사회적기업가도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사회적기업을 대표할 수 있는 현장 전문가도 거의 없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정관 제30조(이해관계자의 참여 제한)는 “원장 또는 이사는 본인에게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대하여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은 현장조직 배척의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기업가는 진흥원 정책 및 지원사업의 대상일 수 있으므로 이해관계가 있어 참여할 수 없다는 논리로, 당사자 참여에 대한 문제제기에 반대 논거로 애용되어 왔다. 공식 기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책의사결정과정 및 연구과정에서 사회적기업가는 ‘자문회의’ 참석자 중 1인 정도의 역할을 요청받는 데 그쳤고, 그나마도 요청이 있으면 다행이었다. 중앙정부의 민관거버넌스는 완전히 망가졌다. 서울, 경기를 비롯한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민관거버넌스를 구축해가던 사이 중앙정부는 되려 퇴행하고 있었다.

 

지원제도는 적절한가

 

안타깝게도 그도 그렇지 못하다. 정부가 인증을 까다롭게 진행하는 대신 그만큼의 지원이 유인책으로 제공되었던 것이 현재까지의 인증제도를 지탱해온 힘이었으나, 1) 인건비 중심의 지원에 집중되어 있으며 2) 사업개발비는 용도의 제한과 금액의 제한으로 결국 홍보비 나눠갖기 정도에 불과하며 3) 일부 공공구매 적합 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은 판로지원의 효과도 기대할 수 없고 4) 사회적기업이라서 자본조달이 수월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인건비 지원 방식조차 점차 퇴보하여, 취약계층 고용을 목적으로하는 사회적기업에서도 활용도가 떨어진다. 신규인력에 대해서만, 취약계층은 50%이상 고용해야하고, 그것도 최저임금의 70%, 60%, 50%, 30%로 매년 낮춰가며, 그나마 후불로, 정부 예산처리 늦어지면 심지어 몇 달 뒤에 들어오는 인건비 지원 정책에, 아무리 노동통합형 모델이라 하더라도 매력을 느낄 기업가가 몇이나 될 지 의문이다. 부정수급을 방지하고, 기업의 자생력을 높여가기 위한 취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현행의 방식은, 진정성 있는 사회적기업가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원래 하던 비즈니스 그대로, 이름만 사회적기업으로 바꿔타려는 ‘업자’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인 제도로 낙후되었다.

 

공정무역기업은 사회적기업이 아니다

 

이런 해괴한 논리의 출발점은 <사회적기업육성법> 제1조, “이 법은 사회적기업의 설립·운영을 지원하고 사회적기업을 육성하여 우리 사회에서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사회서비스를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통합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조문이다. 목적에 명시된 “우리 사회”란 “한국 사회”를 말하므로, “외국”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십수년 전에 UN이 공인한 최저소득기준(1일 1달러)에도 못미치는 네팔 최빈곤층의 경제적 곤궁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공정무역이, 남의 나라를 돕는 일이므로 “사회적기업”이라 칭할 수 없다는 논리는, 차마 국제사회에서는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논리다. 이와 같은 논리에 따라 공정무역, 공정여행, 에너지, 적정기술, 의료/의약품 보급, 교육 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저개발국가 빈곤지역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은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소셜벤처들도 그 사회적 미션과 관계없이 “취약계층을 고용”하거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실적을 인정받을 수 없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지 못한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목적인 IT회사가 “취약계층을 고용”해야만 하는 이유 혹은 억지로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해야만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의 문제점

 

위의 사례들은 문제투성이로 변해버린 사회적기업 인증 및 육성 정책의 몇가지 단면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은 사회적기업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마중물 역할을 해왔음이 분명하나,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와 대상의 성장에 따른 새로운 혁신에 실패하며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는 특히 당사자 조직을 포함한 민간 섹터, 지방정부를 포함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구조를 창출하지 못함으로써 예견되었다. 세계의 어떤 사례를 보더라도,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 생태계는 민관의 협력적 거버넌스 없이 발전할 수 없었다. 그것은 사회적기업이 이미 공공성에 기반한 미션을 내재화하고 있기 때문이며, 국가는 “공공성에 기반한 기업”을 육성하고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의 이해관계자를 규합함으로써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버넌스의 부재로부터 예견된 현재 육성제도의 문제가 어떤 영역에서, 어디까지 나아갔는지를 몇 가지 범주를 통해 확인함으로써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1) 민관 거버넌스의 해체와 정부주도 정책 기획

 

 

민관 거버넌스가 작동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가 민간과의 협력 혹은 협치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사회적기업육성법>의 제정과정에 자활기업을 비롯한 민간의 경험과 역량이 적극 결합되어 추진되었던 것과 대비하여 지난 9년간 민간의 참여는 점차적으로 배제되었다. 앞서 언급한 <사회적기업 육성전문위원회>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례처럼, 주요한 의사결정구조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교수/연구자만으로 채워져 현장감있는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었다(현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이사 중 진흥원장과 당연직 이사를 제외한 11명의 이사 중 9명이 교수/연구자다).

 

현장 전문성을 가진 민간의 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사회적기업 영역의 복잡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지원제도 측면에서도 살펴보겠지만 현장성이 취약한 정책은 신뢰성 및 정책의 효용도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또, 민관거버넌스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 안에서 한국사회적기업 진흥원은 정부 정책과 예산의 독점 제공자로서 관료화를 면하기 어려우며, 광역의 통합지원기관은 정부 정책의 전달체계로서 수직계열화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만든다.

 

 

2) 인증제도의 유효성 약화

 

‘정부 인증제도’의 한계

 

사회적기업 정부 인증제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사례로, 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서라도 사회적기업을 집중 육성해야한다는 강한 의지의 천명으로서 초기 사회적기업의 확장에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인증제가 가지는 한계를 그대로 반복할 수 밖에 없었던 바, 확장 보다 통제가 우선됨으로써 형식적 요건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다양성은 약화되고, 효용성은 떨어지게 되었다. 이는 형식 요건만을 충족하고 있는 기업은 인증에 통과하지만, 질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대상은 오히려 인증을 통과할 수 없게 만듦으로써 법과 인증제도의 기본 취지를 왜곡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 사회적기업은 인증을 못받고 있는 반면, 지역에서 기존에 청소 등의 용역사업을 하던 기업은 그 형태 그대로 사회적기업 인증에 성공하고 있다.

 

취약계층 고용 모델에 적합한 인증제도의 편향성

 

특히 한국의 <사회적기업육성법>은 애초부터 자활기업 등의 연장선에서 취약계층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의도가 강했고, 법 전체에 이 취지가 강조되어 있다. 물론 취약계층의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임은 분명하지만, 사회적기업이 해결하려는 ‘사회적문제’의 전부는 결코 아니다. 지난 10년간 새롭게 등장한 사회적기업들은 환경, 문화예술, 전통문화, 농업, 제3세계문제, IT/ICT, 관광, 교육, 스포츠, 판로개척/마케팅, 사회주택, 에너지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육성법>은 여전히 “일자리제공형/사회서비스제공형/지역사회공헌형/혼합형/기타형” 등의 지칭을 통해 법적으로 정의된 특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시행령에서 사회서비스 향목에 여러 포괄적 유형을 제시하고 있으나 결국 인증 기준에는 ‘취약계층’ 대상의 서비스가 30%이상이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통해 결국 ‘취약계층’ 문제로 회귀하고 있다.)

 

지역사회공헌형과 기타형 사회적기업의 엄격한 인증

 

물론 ‘지역사회공헌형’의 신설과 ‘기타형’등을 통해 명확히 법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사회적기업을 인증할 방안을 마련해두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공헌형’의 시행령 입법예를 보면 이 또한 한계가 분명하다.

 

정부는 2010년 <사회적기업육성법 개정>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회적기업까지로 정의를 확대하면서 “사회적기업의 유형으로 지역사회 공헌형이 추가됨에 따라 새로운 분야에서의 창의적인 사회적기업이 출현할 것으로 기대(<사회적기업 육성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한다고 하였으나 정작 시행령에 “사회적기업육성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정하는 지역에서 해당 조직의 전체 근로자 중 취약계층의 고용비율이나 사회서비스를 제공받는 지역취약계층 비율이 20% 이상”일 것을 정의함으로써 결국 ‘취약계층’의 고용이거나 사회서비스 제공 모델로 회귀하고 말았다. 결국 2017년 6월 현재 인증 사회적기업 1,741개 중 75개(4.3%) 만이 지역사회공헌형으로 인증을 받는 데 그치고 있다.

 

기타형 역시 총 182개로, 전체 유형 중 10.4%에 그치고 있는데, 이 역시 사회적기업의 사회적목적 실현 유형에 대한 엄격한 통제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자의적 법해석과 적용

 

 

인증과 관련하여 가장 심각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는 공정무역 등 글로벌 분야 사회적기업의 인증 불허 조치는 사실상 법적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판단으로서, “우리 사회”에 대한 편협한 해석에서 비롯되었다. 제3세계의 빈곤 등 문제해결은 국제사회가 공감하는 절박한 이슈로서, 한국은 이미 원조대상국가에서 원조 국가로 변모하여 KOICA 등을 통하여 연간 2조원 규모의 무상원조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우리 사회”=“한국 사회”라고 해석하여 사회적기업 인증을 불허하는 일련의 결정은 “사회적기업육성전문위원회”의 심각한 월권이자 한국 사회적기업의 일천한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인증에 실패한 사회적기업 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계 전체에서 이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를 지속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법의 해석을 핑계로 이를 묵살해온 것은 민관거버넌스가 망가진 정부의 인증제도가 어떻게 작동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서도 의미심장하다.

 

이와 같은 법과 법적용의 사례들은 정부의 인증제도가 사회적기업의 다양성과 혁신성을 제한하여 사회적기업의 진입을 어렵게 하거나 제한하는 통제(규제)장치로 변모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제한과 규제는 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혁신 혹은 혁신의 에너지가 사회적기업 내부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여 결국 “사회적기업은 낡았다”는 이미지까지 사회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는 셈이니,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시점까지 이미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3) 지원제도의 유용성 약화

 

인증제도가 실효성이 떨어져가는 것과 같은 속도와 방식으로 지원제도도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자리 지원사업만 해도 더 이상 효용성을 찾기 어려울 만큼 제도가 훼손되었다. 이는 사회적기업 지원 초기부터(10년 전부터) 제기되었던, 모든 기업에게 ‘신규 일자리’에 대한 보조금(만)을 지급하는 방식의문제점과는 또 다른 맥락이다.

 

현장과 현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또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것이 인건비 지원 중심의 지원정책에 대한 문제제기였으며, 이에 대해 심지어 <제2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에서도 “한계”를 지적하는 항목의 맨 처음에 “개별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방식의 한계”라 명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체 예산 중 “인건비 지원의 비중”은 끊임없이 줄었다. 그러나 이것이 줄어든 방식은 개별 종사자에게 지원하는 비용을 줄임으로써, 즉 각 기업이 부담해야하는 자부담의 비율을 늘려감으로써 가능했다. 애초 100% 5년간 지원하던 것을, 5년간 100% – 90% – 90% – 80% – 70%로 바꾸더니 현재는 70% – 60% – 60% -50% – 30%로 바꾸었다. 신규 고용인력에만 해당한다는 점은 전혀 변화가 없다. 명목은 기업의 자생력 확보라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이 지원제도는 “신규고용을 촉진하는 지원”제도이지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거나 심지어는 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제도라고는 볼 수 없다. 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신규인력을 채용하라는 것이 어떤 경영학 일반논리에서 나온 것인 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일반 중소기업도 “취업성공지원패키지”를 활용하면 신규 고용인력에 한하여 연간 50%의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니 기간이 길 뿐 대단히 특별한 지원인 것도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지원금 지급 비율 및 지급 방식의 변동이 현장에 큰 혼란을 주고 있는 대목이다. 사전 고지 없이 인건비 지급 비율이 10~20%씩 하향조정되거나, 선입금 방식에서 선집행/후지급 방식으로 변경되는 등의 변화는 기업으로서의 재무적 예측가능성을 현저하게 떨어뜨림으로써 되려 기업활동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사업개발비 역시 연간 최대 3억까지로 상한선은 높였으나 3개 이상의 기업이 함께 참여해야하고, 사용 용도도 제한되어 있어 현실적으로는 규모있는 활용이 매우 어렵다. 특히 이에 대한 결정권한이 지자체로 이관되어 있는 상황에서 타 지자체 기업과의 연계는 아예 불가능하며, 지자체 규모로는 한정된 사업개발비를 몇 기업에 집중지원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나눠주기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1) 민관거버넌스의 해체 2) 인증제도의 유효성 약화 3) 지원제도의 유용성 약화는 같이 맞물리며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의 신뢰성 및 효과성을 현저하게 약화시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회적기업의 수적 증가 정체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10년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확실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할 때이다.

 

 

3. 사회적기업 새로운 10년의 정책과제

 

1) 민관거버넌스 재구축 – 서울 사회적경제의 사례

 

중앙정부가 민관협력에 있어 낡은 사고를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던 지난 10년간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적경제 거버넌스를 제대로 구현해가고 있다. 민관거버넌스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사회적경제민관정책협의회>가 대표적인 민관거버넌스 조직으로서, 여기에는 서울시의 관련 국과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민간에서는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서울마을기업연합회, 서울시자활센터협회, 서울시협동조합협의회 등의 부문별 조직과 광진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금천사회경제연대, 영등포사회적경제협의회 등 기초지자체 단위의 지역조직, 한국사회투자 등의 중간지원조직이 참여하며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서울시사회적경제 지원센터가 이를 지원하고 있다.

 

 

< 출처 :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 >

 

 

참여하는 조직 및 개인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다루어지는 의제가 더 의미심장한데, 서울시는 당해년도 예산의 집행 뿐만 아니라 차년도 시의 사회적경제예산 전액의 편성도 <서울사회적경제민관정책협의회>를 통해 협의하여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각 부문별 발전전략, 지역 사회적경제 생태계 활성화 전략, 5개년 계획의 평가와 수립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논의를 민관정책협의회 주도로 진행한다.

 

2011년부터 시작된 이와같은 서울시의 사례는 다른 기초지자체 및 광역지자체로 전파되어, “1) 민간 당사자 주도의 사회적경제 조직 설립 2) 민관거버넌스기구 구성 3) 지자체의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민간위탁”의 방식으로 사회적경제의 핵심 동력을 구성해오고 있다. 물론 이 역시 민간위탁 제도 자체의 한계 등으로 혁신적인 거버넌스 구성에 어려움이 없지 않으나, 현재의 법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한에서 현명하게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20대 국회에서 윤호중의원 외 26인이 발의한 <사회적경제기본법 발의안>에서는 서울의 사례 및 세계적 추세를 반영하여 민관거버넌스 조직의 구성을 명명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본법 발의안> 중 “사회적경제발전위원회”를 다룬 16조에서 “위원회는 민·관공동위원장 체제”로 하며 “민간위원의 수가 2분의 1 이상이 되도록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위원의 자격에 “지역·부문·분야·전국단위 사회적경제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을 명시하여 당사자 조직의 참여를 의무화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회적기업을 둘러싼 거버넌스 환경과는 완전히 다른 구성이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이후에도 ‘부문’의 정책을 조정할 별도의 기구를 두게될 것이다.이 기구는 “사회적경제발전위원회” 산하에 소위원회로 구성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일 것이다. 그러나 법 제정 이전에도 “사회적경제육성전문위원회”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이사회” 등의 구조를 개편함으로써 충분히 민관거버넌스 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기반은 갖추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충분히 민관거버넌스를 기반으로, 더 정확하게는 민간/현장주도성을 강화하며 정책을 추진해갈 의지가 있는가하는 점에 있겠다.

 

 

2) 사회적기업 법인격 신설

 

 

인증제를 등록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은 김혜원 교수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제2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에서도 “향후 사회적기업 확산·발전 형태, 사회적 역할을 평가하여 등록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이를 위해 등록제에 부합하는 사후관리 시스템, 지원체계 구축도 병행 검토”를 언급하고 있다.

 

등록제는 영국의 CIC(Community Interest Company)법을 벤치마킹하여 사회적기업에 특화된 법인격을 신설함으로써 인증에 해당하는 엄격성을 대폭 완화하되 기본적인 원칙(배당제한, 해산시 자산처분제한)은 법에 명시함으로써 ‘먹튀’를 방지하는, 현재로서는 한국 사회적기업에게 가장 적절한 방식의 제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발제자들께서 상세히 다룰 것이므로 이 전환의 효과 및 후속으로 고려할 것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전환은 현재 정부의 규제처럼 작동하고 있는 인증제도의 엄격성 및 보수성을 자발적 혁신성으로 대체하여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것이다.

 

둘째,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 인증요건 중 몇가지 핵심요건 즉 배당제한, 해산시 자산처분제한, 민주적의사결정 등을 법에 명시함으로써 지원제도의 악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현재는 지원금 활용 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반납하고, 정관을 개정하여, 이익의 배당을 100% 가져가는 것까지가 충분히 가능하다).

 

셋째, 이 전환을 통해 영리기업 중 사회책임을 중요지향으로 삼는 기업은 법인격을 전환하여 진입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

 

넷째, 활성화 이후에는 해당 법인격만 참여가능한 자본시장을 조성할 수 있어 별도의 사회적 자본시장 조성 논의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이와 같은 등록 만으로 현재 인증기업에게 주어지는 공공구매 확대 등의 지원이 바로 주어질 수는 없으며, 등록이 곧 현재의 인증에 준하는 자격을 가질 수도 없다. 따라서 인증과 연계하여 주어졌던 지원혜택들을 적용할 수 있는 별도의 사회적가치 측정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3) 유형/업종/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

 

 

현재 지원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함과 동시에 논의되었던 지원의 대안적 방식을 요약하자면 “유형/업종/성장단계별 맞춤 지원”이라 할 수 있겠다.

 

유형이라 함은 현재 육성법 상의 분류와 상당부분 일치하나 사회적 목적별 유형에 기업의 비즈니스 속성을 결합시킨 것이다. 예를들어 1) 노동통합형 2) 사회서비스형 3) 지역기반형 4) 글로벌형 5) 시민참여형 등 으로, 지원의 방식을 달리 설계할 수 있는 기준으로 유형을 재분류한 후 이에 적합한 지원 방안을 설계하는 기초가 될 수 있다.

 

‘노동통합형’은 노동으로부터 소외된 계층을 통합하기 위한 사회적기업으로서, 이 경우 일자리 지원금 중심으로 하되 현행과 같이 기업 당 기간을 정해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개인을 기준으로 지원하도록 한다. ‘사회서비스형’은 국가의 복지서비스와 연계하여 노동자와 서비스 수혜자 양 당사자 모두의 생활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설 지원에 집중하고, ‘지역기반형’은 지역의 거점 공간 확보를 위한 투자비 및 임대료 지원, ‘글로벌형’은 해외 사업개발을 위한 시장조사 및 현지 ODA 연계 지원, ‘시민참여형’은 시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개발비 및 홍보/캠페인 지원 등으로 설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인건비 지원으로 지출되는 지원비용 총액을 넘지 않으면서도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업종별 규모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 및 사업지원을 결합해야한다. 공공구매가 핵심인 업종이 있고, 대규모 유통인프라를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업종이 있으며, 공동의 브랜드나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업종이 있다. 공동의 편집샵을 운영하거나, 공동의 콜센터를 운영하거나, 공동의 작업장을 운영함으로써 현재 운영중인 기업 뿐만 아니라 신규로 진입하는 기업에게도 의미있는 사회적기업 공공의 인프라 및 사업을 기획하고 지원해야한다.

 

더불어 성장단계에 따라 컨설팅의 내용과 비용, 자원매칭의 규모는 더 커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행의 사회적기업 지원은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더 줄어들거나 사라지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이른바 ‘졸업’한 사회적기업이 등장한다. 성장단계에 따른 지원정책이란 성장단계에 따라 지원방식과 자원을 더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도 한국 사회적기업 정책의 현실은 창업후 2-3년차 기업 대상의 수준을 못 넘어가고 있다.

 

 

4) 사회적금융 조성과 자본조달

 

사회적기업에서 지원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나, 그 금융을 어떻게 조성하고 운용해야하는 지에 대해서 한국사회는 아직 걸음마 수준도 못된다. 제도권 금융의 <사회적기업 융자>나 고용노동부의 <모태펀드>,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 등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들을 “사회적금융”이라고 부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민간에서는 당사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공제기금(25억)>과 <사회혁신기금(7억)>을 직접 조성하기에 이르렀으며, 이 두 기금의 작동원리는 오히려 정확하게 “사회적금융”과 일치한다. 다만 양 기금 다 재원의 한계로 장기대출(5년이상)이나 본격적인 투자에는 제약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사회적금융의 골간은 1) 사회적가치에 대한 평가 2) 관계금융 3) 인내자본 4) 손실감수 등의 원리가 포함되어야 하는 바, 이는 신협을 포함하여 제도권 금융 시스템으로는 원활하게 작동하기 어렵다. 수익률이 높은 일부 성장기 사회적기업은 제도권 금융에서 일반 영리기업과 같은 상품들을 경쟁하여 수취할 수 있으나 수익률의 관점에서 사회적기업이 일반 영리기업을 넘어서기는 매우 어렵다. 이는 사회적목적 추구의 핸디캡으로부터 비롯되거나 기업의 운영원리와 가치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는 공공적/공익적/공유적 목적의 투자 관점에서 볼 때에 비로소 의미있는 해답이 나올 수 있다.

 

금융의 뒷받침없이 시장에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재 사회적기업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성과는 기업가들의 악전고투의 결과다.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인증받은 기업들의 매출이 지난 3년여간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5) 사회적가치 평가와 공공조달 참여 확대

 

 

협동조합의 폭발적인 증가로 사회적경제라는 이름의 경제주체가 1만5천개를 넘었다. 사회적경제 내부에서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등에 일반협동조합을 포함시켜야하는가 하는 논의가 뜨거운 감자다. 일부 협동조합 진영에서는 일반협동조합도 사회적경제기업이므로 우선구매에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 <사회적경제기본법>이나 <판로지원 특별법> 등에는 해당하는 조직을 사회적 협동조합까지만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런 의견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사회적기업 내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번 인증을 받음으로써 평생 우선구매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우선구매를 노리고 구색을 맞춘 뒤 뛰어드는 주변의 사업가들은 또 어떤가. 인증제도는 이런 점에서도 헛점이 많은 제도다. 또한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정도나 실적도 기업의 생애사 안에서 부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증서만 있으면 평생” 동일한 지원을 부여하는 것은 여러모로 합리적이지 못하다.

 

이런 여러 측면에서, 또 <사회적가치법> 제정과 연관하여, 지원 대상 기업이 창출하고 있는 사회적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능 혹은 사회적 합의는 매우 중요하다. 기업도 기업 스스로가 창출하고 있는 사회적가치를 적절하게 모니터링해야할 의무가 있으며, 이의 정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사회적가치 창출에 노력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실효성 있는 우선구매가 가능하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가치를 높여가기위한 노력을 촉진하도록 하는 제도는 1) 인증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맥락에서 2) 사회적기업 이외의 사회적경제기업의 사회적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맥락에서 3) 형평성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충족시키는 맥락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실효성’있는 공공우선구매 촉진책이 나와주어야 한다. 여성기업에게도 주고 있는 수의계약 범위 5,000만원을 사회적기업에게도 열어놓는 것, 일부 기업에게 쏠림현상이 심각한 공공구매 품목 및 기업의 다변화, 공공우선구매 총액의 절대적 증가, 위탁계약에 있어 사회적기업과의 수의계약 인정 등 실효성있는 촉진책을 만드는 대신 사회적기업 혹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사회적가치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따지면 된다.

 

 

6) 지역 기반 생태계 조성 및 당사자 주도성 강화

 

 

마지막으로 많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조직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물적/인적 자원의 시너지가 지역을 기반으로 가장 활발하게 창출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사회적기업 육성 전략도 지역 기반의 생태계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는 비단 지리적 연관성 뿐만 아니라 공동체(Community)까지를 포함한 다양한 범주를 포괄해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 공동체는 지구적 차원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이 효과의 좁은 의미가 한국에서는 지자체 단위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지역사회는 지역사회만의 고유의 의제를 가지고 있으며, 고유의 자원과 고유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지역별 육성전략은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전략이어야하고, 중앙정부의 역할은 각 지역의 육성전략을 중앙정부의 방향과 종합시키고 상호 소통시킴으로써 한국형 모델을 진화시켜가는 데에 있다.

 

민관거버넌스의 측면과 지역 기반의 생태계 양 측면 모두에서 당사자 조직들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5년 전만해도 네트워크의 수준이 미약하였으나 지난 5년간 사회적기업협의회를 포함하여 전국/광역/기초 단위의 사회적경제네트워크, 중간지원조직, 각종 센터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200여개가 넘는 당사자기반의 조직들이 이미 만들어져있다. 지자체와 함께 이 조직들이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생태계’ 조성의 기본일 것이다.

 

 

4. 마치며

 

새정부에 거는 기대가 역대 어느때보다도 높다. 사회적경제계도 사회적경제 비서관 신설 등을 통해 정부와 대통령의 확실한 의지를 확인하고 있다. 국회는 국회나름대로 지난 5년여의 시간을 거치며 사회적경제가 한국사회에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기본법 제정 등에 앞장서 노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우리에게는 10년동안 묵혀왔던 관성이 있고, 10년동안 해소되지 않은 불신이 있으며, 10년 동안 쌓아온 울분이 있다. 그것이 해소되는 데에는 민이든 관이든 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불행히도 시간은 많지 않다. 새로운 10년은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고,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은 싫든 좋든, 함께 책임져야할 ‘그분들’임에 틀림없으니, 그저 한 십년 내쳐 더 달려보시자고 신신당부 부탁드리며, 긴글 마친다.